"지금 들어가도 될까요?" – 아무도 모른다
“차장님, 금리 인하가 미뤄진다는데… 이거 들어가야 합니까, 기다려야 합니까?”
“박차장, 그걸 내가 알면 이미 은퇴했지.”
요즘처럼 시장이 방향성을 못 잡고 오락가락할 때, 이런 대화가 하루에도 몇 번 오갑니다.
금리는 언제 내릴지 모르겠고, 인플레이션은 다시 고개를 들고, 기술주는 쉬어가는데 경기방어주는 꿈틀대는 중.
방향감 없이 부유하는 이 시장을 보면서, 딱 떠오른 글이 있었습니다.
바로 하워드 막스의 최신 메모, “Nobody Knows II (Again)”.
그는 2020년에도 “아무도 모른다”고 했고, 이번에도 같은 제목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여전히 무언가를 확신하려 들기 때문이죠.
연준도 모른다, 시장은 더 모른다
이번 메모에서 막스는 연준의 정책 방향조차 실험적이라고 말합니다.
즉, 금리를 얼마나 언제 내릴지 연준도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
그러니 우리가 지금 “이번엔 침체 온다”거나 “인하 시점은 9월이다”라고 말하는 건 결국 희망적 추측에 가깝습니다.
시장은 늘 ‘확신’이라는 이름의 예측에 기대지만, 막상 그 예측은 자주 틀립니다.
컨센서스, 전망치, 목표가… 다 참고는 될 수 있지만, 맹신은 금물이라는 메시지죠.
그래서 지금 시장은?
최근 시장의 흐름은 ‘회복과 경계’ 사이 어딘가입니다.
기술주는 조정을 받고 있지만, 그게 조정인지 추세 전환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채권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연준은 인하 카드를 들었다 놨다 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막스의 말처럼, **“예측보다 대비”**가 중요합니다.
- 금리 예측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뒤집지 말고
- 특정 뉴스에 따라 올인하거나 손절하지 말고
- 시장이 흘러가는 방향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라는 것.
투자자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
막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겸손함과 준비된 유연함. 이게 투자의 핵심이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건 미래를 꿰뚫는 통찰이 아니라,
모를 때도 버틸 수 있는 구조와 멘탈입니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 너무 낙관하지도, 너무 비관하지도 않게
- ‘만약’을 상정하고
- 현금을 약간 들고 있으면서
- 좋은 자산을 모아가는 것뿐입니다.
"Nobody Knows, Yet Again."
다시 말하지만,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준비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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