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차장의 딥다이브(이슈와 흐름)

변화하는 안전자산의 지형: 미국채의 위상 약화와 트럼프 정책의 이면

박차장과 채과장의 티키타카 2025. 4. 24. 13:37

미국 금융시장의 최근 변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자산 구성에 관한 흥미로운 관찰이 있어  글로벌 투자 흐름과 정치적 의사결정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미국채의 안전자산 지위 약화 현상

2025년 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글로벌 경제가 불안정하거나 침체 국면에 진입할 때 미국 국채는 '안전자산'으로 선호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패턴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2025년 1분기부터 미국 장기 국채(주로 30년물)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2025년 4월 10일 기준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약 4.9% 내외로, 연초 대비 1%p 이상 상승했습니다

 

이는 채권 가격의 큰 폭 하락을 의미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다시 공격적으로 변화하면서 미·중 무역 전쟁 재개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과거와 달리 미국 국채 대신 독일 국채, 현금, 금 등의 다른 대체 안전자산을 찾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미국 국채의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가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Market Yield on U.S. Treasury Securities at 30-Year Constant Maturity, Quoted on an Investment Basis (DGS30) ❘ FRED ❘ St. Louis Fed

 

금과 유럽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

 

안전자산으로서 미국 국채의 위상 약화는 자금 흐름의 변화로 확인됩니다.

 

EPFR Global 데이터를 인용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은 역대 최대 규모인 4주간 $9.9 billion의 자금 유입을 기록했으며, 반면 국채는 11주 만에 최대 규모인 $1.2 billion의 자금이 유출되었습니다.

 

세계금위원회(WGC) 자료에 따르면 유럽 시장 금 ETF의 금 보유량은 1334톤으로 올해 들어 3.6% 늘었으며, 미국 금 ETF의 금 보유량도 약 1649톤으로 올해 4.3% 증가했습니다. 

 

이는 2021~2024년 대폭 감소세를 보이던 것과 크게 대비되는 현상입니다.

 

삭소 은행의 올레 한센 상품 전략 책임자는 "특히 서구 지역의 투자자들은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와 증시에 대한 공포가 나타나면서 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2022년 이후 투자자들은 금을 떠났지만, 다른 시장도 약세를 보이고 앞으로 금리도 낮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산 구성과 정책 결정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 구성과 최근 그의 정책 결정 간의 상관관계입니다.

 

뉴욕타임스(NYT)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채권 비중이 60%를 차지한 데 비해 주식은 10% 미만으로 집계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 같은 회사채 1800만달러(약 256억원)에서 7500만달러(약 1068억원), 미국 국채는 900만달러(약 128억원)에서 4200만달러(약 598억원)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체 채권 보유액의 80%는 뉴욕이나 시카고 같은 도시의 지방채가 차지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각계의 압박과 주식시장 폭락에도 꿈쩍하지 않다가 채권시장이 패닉에 빠지자 관세 유예를 결정했다는 점입니다. 

 

그는 관세 유예 발표 이후 "채권 시장은 매우 까다롭다"라거나 "(채권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해 국채금리가 주된 원인이었음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Donald Trump's Net Worth And Net Worth Composition

 

 

미국채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과 그 원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20bp(1bp=0.01%포인트) 급등하며 아시아 시장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는 평소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국채시장에서 이례적인 움직임으로,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져 안전자산마저 매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국채 시장 불안의 원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지목됩니다:

  1.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증가
  2. 헤지펀드들의 '마진콜' 상황과 그에 따른 대규모 매도세
  3. 미국 정부의 기능 안정성 및 재정 관리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
  4. 중국, 일본 등의 미국채 매도 가능성

 

트럼프의 자산 구성과 정책 결정의 연관성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자산 가치 보호를 위해 관세 정책을 유예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의 금융 자산 구성에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 그리고 주식 시장 하락에는 상대적으로 무덤덤했던 반면 채권 시장 불안에는 즉각적인 대응을 보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다만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재정 때문에 관세유예를 결정했다는 직접적인 정황은 없고 포트폴리오 구성이 우연의 일치일 수 있다고도 언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이익과 정치적 의사결정 간의 잠재적 이해충돌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미국채의 안전자산 지위가 약화되는 현상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결정 간의 상관관계는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동향을 분석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특히 안전자산으로서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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